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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표준

By 윤정구 교수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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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잃어버린 사명을 되찾아 구성원들에게 가슴 뛰는 삶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임파워시켜 구성원들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리더가 바로 진성리더이다. 진정리더가 설파하는 사명은 잠자는 조직과 사회의 존재이유를 일깨워 주는 영혼의 종소리이다. 한국에서도 진정성이 있는 리더에 대한 열망이 사회의 보편적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간 한국사회는 정치, 경제, 종교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진정성이 결여된 리더의 폐해를 경험해 왔다.

이점에서 한국과 글로벌 세계와는 큰 리더십 협곡이 존재한다. 글로벌 회사를 이끄는 CEO들 중에는 진성리더가 아닌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을 이끄는 대표적인 리더는 아직도 카리스마 리더들이다. 카리스마 리더는 경기가 성장하는 국면에 맞춰 만들어진 리더들이다. 신자유주의 경제는 시장경쟁을 통해서 살아남은 카리스마 리더를 최고의 리더로 칭송해왔다. 설사 카리스마 리더가 경쟁과정에서 윤리적인 이슈를 야기한다 하더라도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으면 이들의 과거의 행동은 다 용서되고 정당화되었다. 사람들은 이들이 성장을 통해 국민을 먹여 살리는 잠재력을 생각하고 이들의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서 눈을 감아주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카리스마 리더십은 현재와 같이 성장이 아니라 저성장기조 속에서 모두가 생존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국면을 끌어갈 리더십은 아니다. 지금 우리의 화두는 누가 서로의 사명을 기반으로 서로의 생존을 도울 수 있는 진짜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자신의 존재이유에 대해서 진실 되게 성찰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해가는 리더가 진성리더이고 이 진성리더십은 시대적 소명이다.

가짜 리더, 식상한 엘리트는 가라…한국은 진성리더를 원한다

진성리더가 오랫동안 부재해 있는 리더십 문제를 국가적 차원해서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향유해왔던 우리나라의 성장 버블이 꺼지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한국에서 최근 점점 심각해지는 고속성장 속의 빈곤, 중소협력업체의 동반성장 문제, 청년실업, 비정규직 처우, 빈부격차 같은 양극화의 현안들은 사회의 토양이 점점 산성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토양인 사회가 자꾸 산성화된다면 결국 신자유주의 경제의 최대의 수혜자인 기업들의 성장동력도 조만간 시들게 되어 있다. 국민들은 신자유주의 원리만을 신봉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최고로 믿고 혼자서만 독주하는 기업들이 사회라는 공동의 초지를 황폐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런 기업들이 주도하는 사회는 비극적 종말을 맞게 되어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은 이와 같은 시대적 조류를 반영해 등장한 개념이다. 진성리더십은 미국 갤럽이 주최한 2004년 네브래스카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패러다임이다. 그곳에 모인 학자들과 실무자, 운영자들은 지금까지의 리더십 이론이나 프로그램들이 리더의 스타일이나 스킬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무한경쟁과 이윤의 극대화 말고는 모든 가치를 부정해오던 자본가들의 탐욕을 채워주는 도구로 이용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컨퍼런스 참가자들은 선량한 종업원들을 이런 자본가의 탐욕에서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돈을 벌어야만 하는 신성한 이유인 기업의 사명을 되찾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점을 설파하였다.

가슴 뛰는 사명과 품성으로 세상을 행복한 곳으로 바꾸는 영혼의 종소리

진성리더는 구성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사명(mission)’으로 구성원들을 임파워시켜 이들과 함께 ‘사명’이 현실로 구현되도록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사명’은 조직이나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 혹은 삶의 ‘궁극적 목적’을 일깨워주는 영혼의 종소리이다. ‘사명’은 ‘진북(true north)’에 비유되기도 한다. 자신과 조직이 진정으로 존재하는 이유인 ‘진북’을 찾아 떠난 여행은 리더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진정성’의 정수를 드러내 보여준다. 진정성만이 진짜 진북을 찾을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 여행을 통해 ‘진정성’이 몸에 밸 즈음 리더는 리더십의 만병통치약 ‘품성’을 획득한다. 진성리더는 ‘품성’을 기반으로 사명을 구현하는 일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이들의 ‘선한’ 영향력은 리더십 스킬이나 스타일이 아니라 사명이 내재화된 ‘품성’에서 나온다. 진성리더들은 진정성 있는 품성만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리더로서의 유일한 소통의 도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진성리더는 영혼의 종소리 즉, 사명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품성으로 이들의 심금을 울려 구성원들과 함께 ‘차근차근’ 하지만 ‘치열하게’ 세상을 더 따뜻하고 행복한 곳으로 바꿔 나간다.

지금까지 진성리더십은 특정한 이론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언에 머물러 있었다. 따라서 누구의 이론이 진성리더십을 대표한다기보다는 현재진행형으로 진성리더십이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인의 졸저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한언, 2012)]는 패러다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진성리더십을 최초로 체계화해서 이론으로 제시했다.

본인은 Authentic Leadership을 번역해 진성리더십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학자에 따라 진정성 리더십, 정도의 리더십, 진실의 리더십 등 다양하게 명명하고 있으나 Authentic Leadership의 핵심은 리더의 스타일이나 스킬이 아니라 리더의 ‘품성(品性)’이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품성을 갖춘 리더라는 의미로 ‘진성(眞性)’ 리더십이라고 명명하였다.

진성리더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진성리더에 대한 이론이 아직까지는 논쟁 중이어서 진성리더를 잘못 오해하는 측면도 많다. 첫째 오해는 진성리더는 기존 리더십을 모두 부정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진성리더도 일반적 리더 못지않게 리더십 스킬과 스타일을 강조하지만 이 스타일과 스킬이 리더의 품성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변혁적 리더십, 카리스마 리더십, 리더십 상황이론, 감성리더십, 행동이론, 특성이론, 슈퍼리더십, 민주적 리더십 등에서 강조된 리더십 스타일이나 스킬 행동 등은 리더의 품성에 뿌리를 두고 행사될 때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리더의 품성을 리더의 뿌리로 강조한다는 점에서 진성리더십은 ‘근원적 리더십(root leadership)’이다. 아무리 리더가 멋진 스타일과 스킬로 무장하고 있어도 이것들이 품성에 뿌리가 내려지지 않았을 경우 이런 리더십은 일순간 나타났다 시간이 흐르면 사라져 가는 유행에 불과한 유사리더십(pseudo leadership)일 뿐이다.

두 번째 오해는 진성리더의 기반인 품성은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물론 품성은 타고난 측면도 있지만 오랜 기간의 훈련과 규율을 통해서 완성되는 측면도 있다. 진성리더는 개발된 품성을 중시한다. 근대 심리학의 할아버지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진정한 품성을 “특정한 정신적 혹은 윤리적 태도가 있어서 이것만 생각하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강렬하게 살아 있다는 진실 된 자아의 느낌을 불러오게 하는 그 무엇”이라고 정의한다. 진성리더는 치열한 훈련과 성찰을 통해 이와 같은 품성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 오해는 진성리더들은 마음씨 좋은 착한 리더의 이미지라서 결단을 못 내리고 결과적으로 성과도 못 내는 리더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리더의 존재 이유는 부하에 대한 선한 영향력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리더가 아니다. 따라서 성과를 내고 못 내고는 리더인지 아닌지의 정의에 관한 문제이지 진성리더십의 이슈는 아니다. 단지 진성리더가 일반 리더들과 다른 점은 단기적 성과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성과를 지향하는 리더라는 점이다. 반짝 단기적 성과를 내고 세상에서 별똥별처럼 사라져 가는 리더는 유사리더들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 유사리더를 진성리더라고 착각하며 살아 왔다.

네 번째 오해는 진성리더를 성인군자와 동일시하는 데에서 오는 오해이다. 성인군자는 모든 것이 완성된 사람을 이야기한다면 진성리더는 자신의 존재이유인 진북(true north)을 찾아 여행 중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아 학습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에 몰입해 있는 사람이지 이미 완성된 성인군자가 아니다. 설사 어제 감옥에서 출소했다 하더라도 자신만의 존재이유를 설명해주는 정신모형을 확립하고 이 정신모형의 스토리에 따라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시켜 사람들에게 나침반이 되고 있다면 이 사람도 진성리더로의 성장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록펠러와 카네기도 진성리더로 거듭나 자신의 과거에서 해방되기 전까지는 악덕기업가였다. 진성리더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학습하는 사람이다. 만델라는 진성리더를 가르켜 “학습하는 죄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자신에 대해서 학습과 성찰이 멈춘 순간 진성리더의 기반도 사라진다.

마지막 오해는 진성리더는 개인의 품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조직적 상황을 무시한다는 주장이다. 이 역시 잘못된 주장이다. 진성리더십은 진성리더라는 리더십의 씨앗과 진정성 있는 조직(authentic organization)이라는 리더십의 토양 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단지 기존의 상황이론에서는 상황적인 특성에 리더의 자유의지를 종속시켰다면 진성리더십은 리더가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부분 진정성 있는 조직의 특성은 CEO의 품성으로 발현된다. 진정성 넘치는 CEO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진성리더를 열망하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는 비옥한 토양을 가꿀 수 있는 거름을 가진 것과 같다.

진성리더, 자신을 구원해내는 영웅적 여행의 동반자

진성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은 코엘료(Coelho)의 소설 ‘연금술사(alchemist)’의 주인공 산티아고나 캠벨(Campbell)의 영웅 신화에 나오는 영웅들의 행적에 비유할 수 있다. ‘연금술사’에서 주인공 산티아고는 영혼의 종소리에 이끌려 긴 여행을 떠난다. 켐벨의 영웅 이야기에서도 영웅들은 영혼의 종소리를 듣고 자신과 부족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해결책을 찾아서 고난의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여행 중에 거대한 산도 만나고 강도 만나고 계곡도 만나고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지루하기만한 길도 만난다. 어둠의 세력도 만나고 도적도 만나고 길동무도 만나고 적대적인 부족도 만난다. 이들 여행에서 길잡이는 길을 잃었을 때마다 자신의 존재이유를 확인시켜주는 북극성이다. 북극성은 영혼이 잠자지 않도록 끊임없이 종소리를 들려준다. 영혼의 종소리의 인도에 따라 산티아고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금술사를 만나 비법을 전수받고, 영웅들도 모든 고난을 뚫고 불로장생의 명약을 얻어서 금의환향한다.

이들 여행의 공통점은 영혼의 종소리에 대한 믿음으로 온갖 고난을 이겨냈다는 점이다. 고난을 이기고 얻은 연금술이나 불로장생의 명약은 리더로서의 품성을 상징한다. 고단한 여행을 통해 품성을 완성하고 품성의 완성을 통해 미숙했던 자신의 과거가 치유된다. 품성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두고 떠났던 부족민들까지 치유해주는 만병통치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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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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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윤정구 교수는 미국 아이오와대 박사(집단동학), 인사조직학회 인사조직연구 편집장,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현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대한리더십학회 9대회장, 미국 코넬대 조직행동론학과 겸임교수, 행안부 외교부, 고위공무원단 역량진단 자문위원이다.

    |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 윤정구저 | 한언 |
    지금 이 시대는 진정성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진성리더십을 체계화ㆍ이론화한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공생의 시대로 변화하는 지금, 이 책은 진정성이란 무엇인지를 묻고 진정성 있는 리더로 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진정성이란 끊임없는 성찰과 개선을 통해 획득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소크라테스부터 키에르케고르, 니체, 하이데거 등에 이르는 진정성의 철학적 개념을 살펴본다. 또한 칼 로저스, 에이브러햄 매슬로우, 에릭 에릭슨 등의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진정성의 개념을 정리했다. 또한 진정성을 얻기 위한 방법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진정성’의 철학적 개념에서부터 역사에 따른 진정성 개념의 변화,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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