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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평생학습

By 유영만 교수2014-06-30

조회 : 1223 의견보기 (총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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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다. 행복은 거창한 추상명사나 관념적 수사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느낄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보통명사다. 행복을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가 지천에 널려 있는데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언제 발견할지도 모르는 행운의 상징인 네잎 클로버를 꿈꾼다. 행복을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는 어디서든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언제 찾을지도 모르는 행운을 만나기 위해 주변의 세 잎 클로버, 즉 행복을 짓밟고 다닌다.

이처럼 행복은 목적지에 존재하지 않고 목적지로 가는 수많은 간이역에 존재한다. 그 간이역에 때로는 대책 없이 내리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낯선 마주침을 경험할 수 있다. 계획했던 목적지에 도착하면 거기에 행복이 쌓여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목적지에 가는 여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예기치 못했던 일이 발생해서 계획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수도 있으며, 본래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못 다한 일은 내일 하면 되는 것이고, 노력하다 실패할 수도 있으며, 깊은 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은 나에게 멀리 떨어진 추상명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행복은 무엇인가를 성취하면서 느낄 수도 있지만 때로는 계획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행복은 행복을 목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며,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속에서 행복은 스며들어오는 것이며, 어떤 경지에 이르러 한꺼번에 느끼는 결과로서의 행복보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해나가는 과정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뭔가를 하기보다 뭔가를 하다보면 행복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행복으로 가는 여정은 그래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직선주로보다 에둘러 돌아가는 우회도로에 더 많이 스며든다.

행복은 거창한 목표를 성취하는 것보다 평소 하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꾹꾹 눌러 놓은 작은 일들을 실천하면서 찾아온다. 실천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이 행복감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 내가하면 신나는 일을 찾아서 하다보면 행복은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어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확실한 방법은 이것저것 해보는 방법이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하다보면 내가 하면 재미있는 일을 발견한다. 재미있는 일을 찾아 즐겁고 신나게 하다보면 그게 나의 재능이 되고 재능이 발전하면 가능의 수준을 넘어 예능 차원으로 승화된다.

평생학습도 마찬가지다. 내가하면 재미있는 일을 찾아 그걸 진지하게 반복하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학습을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나 오로지 그 목적이나 목표에 신경이 곤두서있기 때문에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했어도 순간 성취감을 느낄 뿐 행복하지 않다. 배우고 익히는 과정은 그 자체가 즐겁고 신나는 행복한 깨달음의 여정이어야 한다.

삶은 내가 하면 신나는 일을 찾아 죽을 때까지 끝이 없는 학습여정에서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느끼는 과정이다.

삶은 앎을 통해 어제와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앎은 또한 삶과 함께 성숙되어 가는 과정이다. 삶은 앎을 통해서, 앎은 삶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호혜적 과정이다. 앎은 일종의 지적호흡이라서 호흡을 멈추면 생명을 잃는 것처럼 앎도 지적 호흡을 멈추면 그 순간부터 성장을 멈추는 것이다.

행복한 평생학습은 앎과 삶이 따로 분리되지 않는다. 나아가 행복한 평생학습은 먼저 학습을 통해서 배운 다음 그것을 삶에 적용하는 선지후행(先知後行)이 아니라 앎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앎인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논리를 따른다.

앎과 삶이 따로 노는 상태가 행복한 평생학습의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불행한 경우다.

행복한 평생학습자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서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사람이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불행해지기 시작한다. 행복한 학습자는 그래서 남보다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전보다 잘하려고 노력한다.

행복한 학습자는 그리고 언제나 어제보다 이제를 중시한다. 지금 이 순간, 지금 만나는 사람, 지금 하고 일을 보다 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면서 최고 경지의 전문성에 도달하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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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영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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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학교 사범대학교 교육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교육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학습체제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고, 삼성경제연구소와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경영혁신과 지식경영에 대한 교육을 담당했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사범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로 재직 하고 있다.

    | 브리꼴레르 | 유영만저 | 쌤앤파커스 |
    세상이 원하고, 당신이 되어야 할 인재상!
    세상을 지배할 ‘지식인’의 새 이름『브리꼴레르』.《체인지》,《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등 다수의 저작을 집필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하지 않은 일탈을 꿈꾸는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이 ‘브리꼴레르’ 개념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창한 ‘아레테’의 개념을 결합해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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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지아 님 | 2013-06-16 15:51:08 |
2 "10년 몰입의 법칙"을 예로 들며 이 부서에서 저 부서로 계속해서 돌리기만 하는 순환보직과 끝까지 믿어주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인사문화와 인재육성의 반성을 촉구하는 문구가 너무 피부에 와 닿네요. HRD 분야에서도 3년을 채우지 못하는 순환보직으로 많은 후배님들이 HRD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퇴사하는 것을 많이 안타까워 했답니다.
freshjmh 님 | 2013-07-02 09:3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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